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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8-어머니와 고모, 그리고 여동생

카민셀 2024. 8. 17. 08:58

읽고 단상쓰기#18일차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8일차
어머니와 고모, 그리고 여동생
521p~543p

 

민병갈의 영원한 여자 친구 캐서린 프로인드.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민 원장과 헌신적인 우정을 나눴다. -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단상 쓰기

민 원장이 81세 때 돌아가셨대서 그 시절 나름 장수하셨구나 하고 다행으로 여겼었다. 그런데 민 원장의 어머니와 동생들 모두 90세를 거뜬히 넘기며 장수하신 것에 놀랐다. 이건 확실히 유전적인 장수 집안이다. 반면에 민 원장은 81세라는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돌아가신 셈이라 의아했다. 한국의 산을 수시로 누비셨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사셨는데 더 오래 사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가 뭘까. 말년에 사람에게 실망하고 외로워하셨다더니 그게 이유일까 싶어 10년이나 일찍 세상을 떠나신 것이 안타까웠다. 

민 원장과 캐서린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니 왠지 모를 어긋난 슬픔이 보였다. 한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민 원장을 그리워했지만 민 원장의 마음을 얻지 못한 캐서린의 슬픔과  그토록 가족을 원했지만 말년엔 혼자 외로움과 실망감을 느껴야 했던 민 원장을 보면서  민 원장이 캐서린의 마음을 받아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원장은 말년에 사람에게 실망했다고 했지만 그 의 주변에 많은 사람이 있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가족만이 가족이 아닌데 민 원장이 그걸 잘 느끼지 못했나 보다.

 

 

 

 

인상 깊은 부분

어머니가 한국에 오게 되면 캐서린이 동행하도록 두 장의 왕복 비행기표를 보냈다. 1996년 에드나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여동생 준과 함께 오도록 했다. 하지만 캐서린만을 초청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p.534)

 

어머니가 귀국한 후에는 양아들이 결혼해 며느리와 손주가 생겼다. 혈연관계를 떠나서 한 지붕 아래서 산 이들은 사실상 ‘인조 가족’이었다. 4명의 양아들과 2명의 가사 도우미, 그리고 그 자녀가 그들이다.(p.538)

 

나는 한국에 와서 나무를 키우면서 사람도 열심히 키워보았으나, 결국 나를 실망시킨 쪽은 사람이었다.(p.542)

 

민 원장은 수목원 직원을 가족처럼 대했다….중략…2002년 봄 꽃상여에 오른 민 원장을 모시고 장지까지 동행한 상여꾼들은 고인이 가족처럼 사랑한 수목원 직원들이었다.(p.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