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 쓰기

보바리 부인#1일차-1부 1, 2, 3장

카민셀 2024. 10. 29. 13:10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 1일차

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1일차
1부
1, 2, 3장

 

 

단상 쓰기

 

이 소설을 사전 지식 없이 접하는 독자로서 초반부 몰입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음을 고백해야겠다.

 우선 거창하게 제목으로 강열하게 각인된  ‘보바리 부인’이 정확히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샤를 보바리의 모친인지, 설마 초반부터 죽어버린 첫 아내인 엘로이즈인지, 이제 막 두 번째 아내가 된  엠마인지, 아니면 혹시 세 번째 아내가 또 등장할지,  1부 3장이 지나도록 알 수 없는 가운데  보바리가의 아들 샤를 보바리 중심으로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서 나의 인지 부조화가 시작되는 거 같다. 게다가 무색 무취 무향의 3무를 떠올리게 하는 이토록 특색 없는 인물인 샤를 보바리가 보바리 부인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인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는것이 몰입이 어려운 두번째 어려움이다. 

 그 와중에 의문의 물음표를 살짝 찍어두고 싶은 부분은 있다. 첫 아내가 마음에 상처를 좀 받았다고 멀쩡한 사람이 빨래를 널다가 피를 토하고 갑자기 죽어버린 것. 등장인물을 마음대로 죽이고 살리는 것은 작가의 마음이지만 이 어처구니없는 맥락을 이야기의 후반부 에서라도 이해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상깊은 부분

그러나 그것이 ‘깊은 상처’ 가 되었다.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뜰에서 빨래를 널다가 피를 토했다. 그리고 다음날 샤를이 커튼을 치려고 몸을 돌린 순간 “아! 주여, 어떻게 한담!” 하고 한숨을 한번 쉬고 나서 정신을 잃었다. 그녀는 이미 죽어 있었다. 이 무슨 어처구니없는 일이란 말인가. 묘지에서 모든 일이 끝나자 샤를은 집으로 돌아왔다. 아래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2층으로 올라가 거실로 들어가자 아내의 옷이 아직도 침대 모서리에 걸쳐 있었다. 그는 책상에 기대 어두워질 때까지 괴로운 추억에 쫓겼다. 아내는 그를 사랑했다. 어쨌든.

(1부 2장 중에서 -  문예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