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분륜소설 14

보바리 부인#7일차-2부 8장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7일차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7일차2부 8장  단상쓰기공진회에서 엠마를 향한 협잡꾼의 현란한 속삭임이 시작됐다.아무리 나약한 엠마지만 너무 뻔한 속삭임에 한 번에 넘어갈 엠마는 아닐 텐데 참사관의 격양된 연설과 함께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로돌프의 정교한 수작을 번갈아 듣고 있자니 참과 거짓 혹은 옳고 나쁨이라든가 약속과 무도 같은 당연한 절대적 이분법의 경계마저 흐물흐물해졌다. 급기야 세상을 지탱하던 모든 것의 원래의 의미마저 공허해지는 상황으로 몰아넣는 것을 성공시킨 후  바로 그 정확한 타이밍에  후각과 시각 촉각을 총동원하여 쐐기를 박는 실력에 어쩔 수 없이 박수라도 쳐야 할 판이다. 분명한 건 이 협잡꾼이 거짓말을 하거나 딱히 틀린 말을 한 적은 없다는 것..

보바리 부인#8일차-2부 9, 10장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8일차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8일차2부 9,10장  단상쓰기루돌프의 사랑의 언어는 ‘아름답다’는 말과 ‘소유해 본 적이 없다’는 말이 함께 쓰이고 있다. 사랑한다면 상대를 존중하게 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는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자 태도가 달라져갔다고 한다. 루돌프가 과거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거짓 없는 순진한 사랑임에도 그는 ‘경멸’과 ‘기쁨’을 동시에 교차시킨다. 루돌프의 사랑은 꽤나 난잡하다. 이런 것은 사랑이 아니다. 노련하지 못한 엠마가 위험을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순수함 때문일까. 지독한 열정 때문일까. 순수와 열정은 긍정의 단어가 아니었던가. 대책 없이 진행되는 이들의 만남을 지켜보자니 이제는 그녀의 미모가 문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보바리 부인#6일차-2부 6, 7장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6일차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6일차2부 6, 7장  단상쓰기레옹을 인식하기 시작한 엠마. 시작과 동시에 정반대로 표현하는 엠마의 행동. 그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백 한번 못하고 그대로 실망하고 체념하는 레옹. 이런 엠마와 레옹 사이의 미련한 감정과 정 반대의 행동을 지켜보면서도 그래도 이쯤이면 둘 사이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겠다고 확신하는 순간 갑자기 레옹이 용빌에서 떠나버렸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바람둥이가 나타나 엠마를 노리고 있다. 서툴고 바보 같은 레옹과 영리하지 못한 샤를과는 다르게 한눈에 엠마의 결핍을 정확히 간파해 내고 그 사이를 파고들 계획까지 단숨에 세우는 실력을 갖췄다. 엠마를 꼬신 후엔 떼어낼 방법까지 궁리하는 불순한 바람둥이의 계..

보바리 부인#5일차-2부 3, 4, 5장

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 5일차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5일차2부 3, 4, 5장  단상쓰기이사 후에도 깊어져 만 가는 엠마의 권태와는 대조적으로 샤를은 새로 문을 연 병원에 환자가 오지 않아 돈 문제로 초조해진다. 게다가 아내 배속에 소중한 아이가 생겨 즐거운 걱정을 하느라 일상은 더욱 분주해졌다. 만약 엠마에게도 생계에 대한 걱정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병으로 발전할 만큼의 지루함이 일상 속 곳곳에서 싹을 키워나갈 수 있었을까 싶다. 자신의 배속에 아이를 품고도 모든 게 보잘것없다고 느껴지는 감정이라니, 태어날 아이의 물건을 준비하는 과정마저 귀찮아하는 엠마의 행동을 보면서 샤를이 안돼 보이기 시작했다. 엠마처럼 샤를도 먹고사는 문제 같은 건 걱정 없는 환경이나 성격이었다면 그도 권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