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 부인 - 귀스타브 플로베르 #6일차
민희식 옮김 (문예출판사)
#6일차
|
단상쓰기
레옹을 인식하기 시작한 엠마. 시작과 동시에 정반대로 표현하는 엠마의 행동. 그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백 한번 못하고 그대로 실망하고 체념하는 레옹. 이런 엠마와 레옹 사이의 미련한 감정과 정 반대의 행동을 지켜보면서도 그래도 이쯤이면 둘 사이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겠다고 확신하는 순간 갑자기 레옹이 용빌에서 떠나버렸다.
그러고는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바람둥이가 나타나 엠마를 노리고 있다. 서툴고 바보 같은 레옹과 영리하지 못한 샤를과는 다르게 한눈에 엠마의 결핍을 정확히 간파해 내고 그 사이를 파고들 계획까지 단숨에 세우는 실력을 갖췄다. 엠마를 꼬신 후엔 떼어낼 방법까지 궁리하는 불순한 바람둥이의 계획을 읽고 있자니 차리리 레옹과의 만남이 서로를 아끼는 순수한 사랑이었겠다 싶어 그 둘의 불륜을 응원했어야 하나 싶을 정도가 됐다.
엠마도 레옹도 자기감정 앞에서 서툴다 못해 바보스럽다. 둘 다 마음과 말과 행동을 정확히 반대로만 하더니 ‘아무 일 없었음’의 가장 한심한 결과로 끝났다. 그렇게 ‘한심함’으로 마무리되면 그나마 다행일 텐데 그대로 결핍을 방치하니 인생의 잔인한 법칙처럼 사기꾼이 나타난 거 같다.
이 바람둥이를 엠마가 웬만해선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샤를이라도 예민한 성격이었다면 방어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텐데 그는 사방이 적군임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정말이지 수컷으로서의 샤를의 위험 감지 센서는 완전히 고장 난 거 같다.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센서가 없었거나) 엠마의 나약함에 이런저런 탓을 하다가도 늘 적군에게 완전히 노출된 샤를 또한 한숨이 절로 나와서 점점 그를 위한 변론도 힘들어진다.
인상깊은 부분
‘남편은 그다지 영리하지 않더군. 그 아내는 틀림없이 싫증이 나 있을 게 뻔해. 그 남자는 손톱도 더럽고 수염도 다듬지 않았던걸. 그 선생이 환자에게 왕진 간 사이에 아내는 양말 따위를 깁고 있을 테지. 그래서 지루한 거야. 도시에서 살고 싶을 거야. 매일밤 폴카 춤이라도 추고 싶겠지. 가엾어라! 도마 위의 잉어가 물을 그리워하듯이 그 여자는 사랑을 동경하고 있을 거야. 틀림없어. 두서너 마디 다정한 말을 해주면 그만 홀랑 넘어올 거야. 다정하고 귀엽겠던걸……. 그래 그런데, 막상 그런 뒤에 어떻게 떼어버리면 좋을까?’
(2부 7장 중에서 - 문예출판사)
'읽고 단상 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바리 부인#7일차-2부 8장 (3) | 2024.11.07 |
---|---|
보바리 부인#8일차-2부 9, 10장 (2) | 2024.11.07 |
보바리 부인#5일차-2부 3, 4, 5장 (2) | 2024.11.04 |
보바리 부인#4일차-2부 1, 2장 (4) | 2024.11.01 |
보바리 부인#3일차-1부 8, 9장 (2) | 2024.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