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 쓰기

삶을 바꾼 만남 #단상 쓰기 1일차-글을 열며, 아! 과골삼천

카민셀 2024. 6. 9. 20:36
읽고 단상쓰기#1일차
삶을 바꾼 만남(정민 지음, 문학동네, 2011)

삶을 바꾼 만남 (정민 지음, 문학동네, 2011)

#1일차
글을 열며, 아! 과골삼천
4p~20p

 

단상 쓰기

나에게 '다산 정약용’은 입시를 위해 배운 것이 전부이다. 조선 정조대왕 때의 위대한 실학자이자 철학가로 수원 화성을 설계하고 ‘거중기’같은 과학 기구를 제작하신 분 정도라는 것. 한 마디로 독서모임에서 지정된 도서가 아니었다면 나의 평소 좁은 식견과 성향상 절대 스스로 발견해 내지 못할 책이다.

 

‘책은 읽다가 스스로 멈춰지는 곳을 찾기 위해 읽는 것이다’라는 어떤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이 책을 20쪽 남짓 읽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멈췄다. ‘요새 사람들은 아무도 스승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학생은 있어도 제자가 없다.’는 부분에서는 두 번의 전학으로 적응만이 목표였던 나의 초등 시절부터 취업문을 뚫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던 20대의 시절까지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적어도 그 시기까지는 ‘선생’이 아닌 내가 따르고 싶은 ‘스승’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생각했던 거 같다. 그러나 점점 ‘사람’보다는 ‘일’에 집중하면서 스승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찾는 방법도 바쁜 일상 안에 가둬두고 체념시키며 어느새 목표를 잃은 중년이 되어버렸다는 것에 발뒤꿈치를 밟힌 것처럼 흠칫 놀랐다. 동시에 초등학생인 내 아이가 떠올랐다. 이 시대에서는 어디서 평생의 스승을 찾아야 하는 걸까. 나도 내 아이도.

 

황상은 15 스승인 정약용과 처음 만난 죽을 때까지 한결같이 스승을 따랐다고 한다. 같은 만남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나도 귀한 같다. 스승을 만난 나이가 15 라는 것이 참으로 부럽고 스승과 제자가 되어 평생을 서로에게 거울삼아 함께 삶을 정진했을 시간들과 기억들이 탐난다. 이제라도 책을 통해 귀한 만남의 시간들을 엿보며 분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함께할 있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감사할 따름이다.

 

 


인상 깊은 부분

"열다섯에 스승과 처음 만난 이후, 그는 죽을 때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스승을 모셨다. 잠시의 흔들림도 없었다. 다산의 입장에서 황상 같은 제자는 참 성가신 존재였지 싶다. 무슨 말만 하면 그대로 따랐다. 평생을 지켰다. 바꾸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리 스승인들 지나가는 한마디라도 허투루 할 수 있었겠는가?"(p.014)

삶을 바꾼 만남 (정민 지음, 문학동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