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쓰기#18일차
삶을 바꾼 만남(정민 지음, 문학동네, 2011)
#1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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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쓰기
황상이 15세에 스승을 만나 뜻을 세우고 한결같은 맘으로 스승의 뜻을 따라 연마한지 40여 년. 세상이 알아주길 바라는 공부도 아니었고 큰 뜻을 이루고자 한 공부도 아니었는데 당대 제일의 문인이 한눈에 알아볼 만큼 놀라운 솜씨가 되었다.
추사가 이런 황상의 글을 알아보고 오랜 제주 유배에서 풀려나 가장 먼저 향한 곳이 황상의 거처였다니 사람과 실력을 알아보는 추사의 내공의 깊이도 신기하고 훌륭한 실력끼리 만나지는 과정도 신기하다.
진실로 정도를 지키며 노력한 자의 삶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가 보다 황상의 삶이 오랜 시간이 쌓이자 사방으로 영롱히 빛나고 있다.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빛이다.
인상 깊은 부분
“황상의 질박하고도 웅숭깊은 마음자리와 그의 시문이 보여주는 깊은 울림은, 정학연의 소개를 통해 그가 교유하던 장안의 명류들에게 널리 회자되면서 큰 화제를 낳았다. 사람들은 지금 세상에도 그런 이가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열다섯에 다산을 처음 만난 이후 40여 년을 자취 없이 묻혀 살던 황상은 쉰여덟에서야 뒤늦게 중앙 시단에 데뷔하여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p.422),
제주도에 있을 때 한 사람이 시 한 수를 보여주는데, 묻지 않고도 다산의 고제인 줄을 알 수 있겠더군요. 이름을 물엇더니 황 아무개라고 하였습니다. 시를 음미해보니 두보를 골수로 하고 한유를 근골로 한 것이었습니다. 다산의 제자를 두루 꼽아보더라도, 이청 이하 모두 이 사람을 대적할 수 없습니다. 또 들으니 황모는 시문이 한당에 가까울 뿐 아니라, 그 사람됨도 당세의 고사라 할 만하여, 비록 옛날 은일의 인사라 하더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다고 합디다.(p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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