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 쓰기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6-갸륵한 효심, “내 전생은 한국인”

카민셀 2024. 8. 15. 08:44

읽고 단상쓰기#16일차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6일차
갸륵한 효심, “내 전생은 한국인”
465p~490p

민 원장은 자신의 생일이나 명절마다 한복을 입고 손주들로부터 큰절 받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다.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단상 쓰기

민 원장의 성향이 서양인 치고는 꽤나 가부장적인 면이 있었던 걸까. 한국 선비의 삶과 한국의 대가족 제도를 좋아했다니 민 원장의 전생은 조선 사대부집의 대감마님이셨나 보다. 이토록 한국을 향한 사랑과 이 땅이 다 갑지 못할 큰 업적에도 지금까지 민 원장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하필 대표급 탐관오리이자 일급 친일반민족행위자인 민영휘의 손자 민병도를 통해 민씨 성을 따른 것이 그 이유인듯싶다. 한국의 나무만 보느라 한국의 근대사는 공부하지 않으셨던 걸까. 아니면 모른척하셨던 걸까. 만나는 사람마다 민씨 성을 자랑했다니 차라리 몰랐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싶다. 

칼 밀러가 진정한 한국인이 되고자 했다면 ‘한국 백성의 한’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한국은 위기마다 귀족이 아닌 민초가 구했던 나라임을 이해했다면 민영휘의 민씨만큼은 피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은 (나도)정말 안.타.깝.다.

자식 농사에서 실패한 것을 가슴 아파했다는 부분을 보다가 민 원장의 어머니도 말년에 자신의 큰 아들을 떠올리며 똑같은 생각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아들이든 내 자식이든 수목원을 떠나는 결과는 같았을거다. 도대체 민 원장과 똑같은 사람을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인상 깊은 부분

민병갈은 한국의 전통적인 대가족제도를 좋아해 이를 모방하려 했다….중략…이들 중 어머니만 6년 동안 한국에 머물고, 앨버트 일가는 1년 반 만에 미구으로 돌아가 대가족 생활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중략…민병갈은 그 후 한 번 더 어머니 및 남동생과 한국에서 함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두 사람 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성사되지 않았다.(p.477)

 

“나는 조선왕조의 왕비 민 황후와 충정공 민영환의 후예”라며 자신의 집안이 명문가라고 자랑했다.”(p.479)

 

다만 자식 농사에서 실패한 것은 가슴이 아파요. 열심히 영어를 가르쳤더니 넷 중 둘은 미국으로 가버리더군요. 가장 사랑한 둘째는 머리도 좋고 수목원에 선신적이어서 많은 기대를 했으나 그 역시 남의 아들이었습니다(p.4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