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자서전
나의 인생: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 # 8일차
이기숙 역 (문학동네, 2014)
#8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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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쓰기
세월이 흘러 재회한 로테가 폰타네는 어떻게 되었느냐는 물음에 마르셀이 대답을 회피했다고 했을 때 정확히 무엇에 대한 물음이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로테가 다시 질문을 반복하여 멜루지네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마르셀의 대답을 읽고 나서야 로테의 질문은 멜루지네를 빗대어 자신에 대한 질문을 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우리는 문학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행간에, 그리고 장면과 장면 사이에 담겨 있을지 모른다고 마르셀이 말했다. 호감을 열정으로 바꾸고, 열정을 종속으로 끌고 가는 것이 사랑이며 고통을 안겨주는 행복이자 행복하게 하는 고통이 사랑이라 했다. 노인이 되어 기억하는 16세 소년 시절의 행복과 고통의 시작은 그렇게 기억되는 거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녀 멜루지네.
소설 속 인물이지만 어딘가에 여러 모습으로 살아갈 그녀가 나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양면성을 가진 모순의 매력으로 사랑과 행복을 갈망하는 자부심 강한 여성이라니 마르셀이 그녀를 영원히 잊지 못할만하다.
인상 깊은 부분
“의미와 표현과 내용과 형식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요소들이라는 사실에 눈을 떴던 것 같다”(p.118)"
나는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간에, 그리고 장면과 장면 사이에 담겨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품었던 것 같다“(p.119)
“우리는 문학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자신의 감정과 사고와 소망과 심리적 억압을 발견한다. 우리가 문학을 통해 발견하고 깨닫는 이런 것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p120)
멜루지네는 남다르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만큼 스스로 그런 삶을 살아간다. 사랑과 행복을 갈망하면서 스스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많은 남성들과 여성들의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자부심 강한 그녀는 내성적이면서도 도전적이고,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이런 멜루지네의 의식적인 자신감 뒤에는 어쩌면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바로 이러한 모순이 그녀를 더 매혹적으로 만들고 그녀의 매력을 키우지는 않았을까?(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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