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 쓰기

나의 인생 #21 볼렉에게 들려준 이야기들

카민셀 2024. 10. 21. 20:31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자서전

나의 인생: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 # 21일차

이기숙 역 (문학동네, 2014)

 

 

#21일차
볼렉에게 들려준 이야기들
248p~266p

 

 

 

단상 쓰기

가까스로 게토를 탈출했지만 돈 한 푼 없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어느 가난한  노동자의 도움으로 그들의 가정에 숨어지내게 된 이야기는 기적에 가까운 우연의 연속이라 소설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게토의 다른 생존자 이야기 속에도 이 같은 우연과 기적적들이 상당할 거란 생각도 들었다. 살아남은 자의 기적들 안에는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우연들로 빼곡하게 이루어졌음을 발견하고 있다. 

 

마르셀의 기적을 이루는 우연의 큰 조각으로 이번에도 마르셀이 읽었던 책들이 그 역할을 해낸다. 인정 많고 용감한 바르샤바 식자공 부부의 자비와 인간다움이 만사에 지칠 때마다 마르셀이 읽었던 책들이 천일야화와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으니 말이다.

 

이쯤 되니 마르셀의 생사에는 문학이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또한 누군가를 돕는 결정은 귀하고 천함의 위치와 상관없는 일임을 마르셀을 구해준 바르샤바의 식자공에게 배울 있었다. 외에 마르셀을 살려준 인간의 동정심과 자비, 인간다움이라는 말에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도 있게 하는 거라는 식자공의 말을 하나 보태보고 싶다.

 

 

인상 깊은 부분

“아돌프 히틀러, 유럽 최강의 권력자는 다음과 같이 결정했다. 여기 있는 두 사람은 죽어야한다, 그리고 나, 바르샤바의 비천한 식자공은 이렇게 결정했다. 여기 두 사람은 살아야 한다. 자, 누가 이기나 어디 두고 보자,”(p.255)

 

이렇게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도 살 수 있게 하는 거죠.(p.258)

 

우리를 내보내려고 할 때마다 게니아가 그를 설득했다,. “이 사람들은 우리집에 있어야 해요. 오랫동안 함께 버텨왔는데, 조금만 더 있으면 잘될 거에요.” 그러다 거꾸로 게니아가 인내심을 잃을 때마다 자신 있게 외침 사람은 볼렉이었다. “젠장, 우리는 해낼 수 있어. 빌어먹을 독일 놈들이 아무리 발악을 해도.” 두 사람은 계속 보호자가 되어 우리를 숨겨주었고, 우리는 여전히 밤 시간을 이용해 수천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으며, 나는 그 긴긴 밤마다 계속 사랑에 빠진 소녀, 젊은 왕자, 늙은 왕, 겨울 동화, 한여름 밤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p.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