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쓰기#7일차
삶을 바꾼 만남(정민 지음, 문학동네, 2011)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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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쓰기
다산은 정이 많았지만 뾰로통하게 잘 삐쳤다는 부분에서 그게 어느 정도일까 궁금했는데 혜장의 제자인 승려 수룡에게 보냈다는 답장 말미에 쓰인 ‘과거의 사람이’라는 표현에 눈을 의심했다. 진짜 이렇게 쓰셨다고? 조선 철학자의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에서 한참 벗어난 표현이라 오히려 매력적이고 흥미로웠다. 더구나 이런 편지로 제자들을 다그치는 것이 다산의 특기 중 하나 셨다니 제자들이 웬만해선 이 스승의 매력에 걸려 게으름을 피우기 어렵겠다 싶었다.
나는 아이들을 가르친 적은 없지만 게으름을 피우는 아이들도 대게 맺고 끊음이 단호한 선생님 앞에선 태도를 달리한다는 걸 느낀 적이 있다.. 그냥 친절하기만 한 선생님과 엄하기만 한 선생님을 대할 때와는 다르게 선생님의 진심을 담은 맺고 끊음 앞에선 아이들의 태도도 달라진다. 선생님의 품성과 매력에 따라 같은 아이라도 배우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일정 수준까지의 수련은 가르치는 선생님의 지식의 높고 낮음과는 큰 상관없이 선생님의 품성을 먼저 따라 하는 것을 여러 번 느꼈다. 아이들은 전달자가 분노를 담아 전달하면 분노를 먼저 배워가고 믿음을 담아 전달하면 믿음을 먼저 배운다. 다산은 이러한 것까지도 간파하고 제자들을 훈련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를 이끄는 공부 앞에선 남녀가 연애하듯 밀당의 고수가 되어 매력 덩이가 되셨구나 싶다.
인상 깊은 부분
다산의 제자들은 이렇게 당근과 채찍 속에 공부의 버릇을 들였다. 그는 평시에는 곰살궂은 스승이었지만, 눈 밖에 나면 용서가 없었다. 가차 없이 나무랐다. 잠시 놓았던 맥이 그 서슬에 놀라 화들짝 제자리로 돌아와 있곤 했다. 그러고는 어느 순간 그들 모두 긴 말이 필요 없는 공부꾼들이 되었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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