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 오르한 파묵 #1일차
이난아 옮김 (민음사)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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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쓰기
소설인 줄 알고 집었다가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에세이임을 읽기 시작한 뒤에야 알았다. 저자가 태어난 곳 이스탄불. 책 첫머리부터 이스탄불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가 문지기처럼 서있다. 내 머릿속이 기억하는 유럽의 지도는 이탈리아쯤에서 끝나버린 동유럽뿐이었기에 이스탄불 주변을 더 넓게 보기 위해 다시 구글 지도를 펼쳤다. 지도를 넓게 확인한 후 나도 모르게 아…하는 작은 비명이 나온다.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둔 아시아에 더 가까운 삐쭉 튀어나온 유럽의 대륙이라니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쩔 수 없이 이 땅이 가져야 했던 충돌과 공존, 번영과 쇠락 교차와 혼란이 주었을 이 도시의 운명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이 운명의 땅에 상상력 과다로 태어난 소년이 어른이 되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느껴졌다. 앞으로 이 소년의 이야기를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읽게 될지 궁금해진다.
인상 깊은 부분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생 최소한 한 번은 자신이 태어난 상황과 시기의 의미를 묻는다. 우리가 세상의 이곳에서, 이 시기에 태어난 의미는 무엇인가? 복권에서 나온 것처럼 우리에게 부여된, 사랑하기를 기대하고 결국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데 성공한 이 가족, 이 날, 이 도시는 공정한 선택란 말인가?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 가는 이스탄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때로 나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하지만 내 마음속 어떤 소리는 실은 이것이 행운이었다고 내게 말한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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