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자서전나의 인생:어느 비평가의 유례없는 삶 # 12일차이기숙 역 (문학동네, 2014) #12일차사냥의 향연160p~169p 단상 쓰기나치군이 유대인에게 그토록 주고자 했던 ‘모욕’이라는 사전적 단어가 궁금하여 찾아보니 ‘깔보고 욕되게 함’이라는 뜻이었다. 마르셀은 나치군의 야만적이고 잔혹한 사냥을 직접 겪으면서도 그들이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모욕은 줄 수 없었다는 부분에서 참담한 가운데 이상한 안도감이 느껴졌다. 나의 죽음보다 중요한 ‘나의 무엇’은 아마도 나 자신 외에는 누구도 망가트릴 수 없다는 가치의 발견이랄까. 그러니 사람 아닌 짐승이 나를 깔보든지 말든지 나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확실히 현명해 보였다. 한편으로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레 일본 침략 당시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