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단상 쓰기 91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9-에필로그

읽고 단상쓰기#19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9일차에필로그544p~563p     단상 쓰기민 원장은 사람보다 나무를 더 사랑했다고 한다. 죽어서도 나무의 거름이 되고 싶어 하신 민 원장이다. 나무를 사랑했고 나무로 푸른 꿈을 완성시키셨다. 그리고 거기에 나무와 함께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푸른 꿈을 꾸셨던 거 같다. 사람은 나무와 다르게 훨씬 더 복잡한 대상인데 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말년에 상심이 크셨던 게 아닐까. 대가족은 아버지의 역할로 지탱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지속시키고 나아가게 하는 것은 사실 어머니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본다. 유년 시절 은연중에 친가에선 내 몫의 의무를 배웠고 외가에선 정다움의 힘으로 나아 갈 힘을 배웠다. 이는 각각 아버지 어머니로 축약되어..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7-가장 가까웠던 세 한국인

읽고 단상쓰기#17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7일차가장 가까웠던 세 한국인491p~520p  단상 쓰기민 원장이 식물분야를 제외한 지인 중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은 한국은행 총재였던 민병도 같다. 반면에 정신적으로 깊이 따르고 존경하고 싶었던 분은 유일한 인거 같다. 유한양행 창업자 이야기는 워낙 감동적이라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분이다. 그런 분은 민병갈이 한눈에 아버지처럼 따랐고 민병도는 민병갈에게 열심히 도움을 주었다. 이 미묘한 차이에서 나는 뭔가 모를 이상한 안도를 느꼈다. 정주영 회장과 이병철 회장의 일화를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다. 굴지의 회장님들은 한 고집들 한다는 것이다. 그 고집의 처음과 끝을 알 수가 없어 어리둥절하다. 도움을 받고도 원..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6-갸륵한 효심, “내 전생은 한국인”

읽고 단상쓰기#16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6일차갸륵한 효심, “내 전생은 한국인”465p~490p  단상 쓰기민 원장의 성향이 서양인 치고는 꽤나 가부장적인 면이 있었던 걸까. 한국 선비의 삶과 한국의 대가족 제도를 좋아했다니 민 원장의 전생은 조선 사대부집의 대감마님이셨나 보다. 이토록 한국을 향한 사랑과 이 땅이 다 갑지 못할 큰 업적에도 지금까지 민 원장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하필 대표급 탐관오리이자 일급 친일반민족행위자인 민영휘의 손자 민병도를 통해 민씨 성을 따른 것이 그 이유인듯싶다. 한국의 나무만 보느라 한국의 근대사는 공부하지 않으셨던 걸까. 아니면 모른척하셨던 걸까. 만나는 사람마다 민씨 성을 자랑했다니 차라리 몰랐다는 것에 희망을 걸고 ..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5-투자의 귀재, 증권가의 큰손

읽고 단상쓰기#15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5일차투자의 귀재, 증권가의 큰손437p~464p    단상 쓰기민 원장은 나무와 결혼을 하려면 여성과의 결혼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시점부터 알게 된 걸까. 이성에 대해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에 캐서린을 만났을 때도 별다른 이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 민 원장이었다. 이후 캐서린과 재회를 거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칼 밀러라는 젊은이는 보통의 젊은이가 갖는 관심사에서 벗어나 열중할 다른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을 이때 느끼긴 했는데 노력하는 천재에게 운과 돈까지 따라주는데 승부사 기질까지 있는 민 원장의 삶을 보며 독신으로 사신 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또한 즐기는 수준을 넘어 최소 10년, 20년씩 몰입했던 민 원장의..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4-나무들의 피난처

읽고 단상쓰기#14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4일차나무들의 피난처407p~436p    단상 쓰기자연에게 인간은 ’파괴자’라는 민 원장의 말에 감히 이의를 달 수 없었다. 태어나져서 살아갈 뿐인데 파괴의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인간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 삶이 주는 난해함으로 시작된 당혹감에 잠시 낙담하려다 다시 민 원장의 삶을 올려다본다. 인간으로 태어난 민 원장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한평생 자연과 나무를 위해 사셨다. 나무를  사랑하기 위해  위해 끊임없이 공부했고 사람을 만났고 돈을 벌었다. 그렇게 30년간 천억을 나무에 쏟아부어놓고는 내가 좋아서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민 원장의 삶의 궤적에서 삶의 힌트를 얻는다. 파괴자를 벗어나고 싶은 인간이 혼신의 힘을 다해..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3-한국의 토종 식물을 세계에 알리다

읽고 단상쓰기#13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3일차한국의 토종 식물을 세계에 알리다375p~406p 단상 쓰기구별이 가능한 나무가 소나무 은행나무 정도인지라 책의 초반부터 반복적으로 나오는 호랑가시나무가 이름도 생소한 대다 막연히 뭔가 무섭게 생겼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사진을 보니 크리스마스 장식용에서 많이 봤던 그 나무였다. 밀러가 발견한 완도호랑가시나무는 서양의 원종보다 입모양의 가시가 좀 더 동그랗고 부드럽다. 이 나무였구나. 앞으론 이 나무를 볼 때마다 민병갈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블루베리와 양다래를 먹을 때도 그럴 거 같다.  인상 깊은 부분그가 정도리에서 발견한 별난 호랑가시나무는 학계에 보고 안 된 교잡종 이었다. 이 교수는 문제의 나무를..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2-최고의 나무 선생님

읽고 단상쓰기#12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2일차최고의 나무 선생님 336p~374p  단상 쓰기책의 3분의 2가 지나는 시점이 되자 한두 곳을 골라내어 단상을 쓰는 것이 꽤 힘들어졌다. 하루 고작 약 40페이지 분량인데 기억하고 골라내야 할 부분이 점점 늘어난다.50세부터 시작되는 민 원장의 본격 학습의 속도와 성과가 한 사람이 해낸 것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노력하는 수재라는 최고의 조건, 그 귀한 능력으로 같은 주파수를 가진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그 울림은 점점 더 커져서 퍼져나간다.그 아름다운 울림으로 나무를 키우시다 사람을 키우시고 나무와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드신다. 민 원장이 이루지 못한 세계적 규모의 식물 도서관 뒤에는 또 어떤 야망이 있..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1-해안 벼랑의 전진기지

읽고 단상쓰기#11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1일차해안 벼랑의 전진 기지303p~335p  단상 쓰기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지속적으로 탐독하고 행동하는 민병갈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끈기가 놀랍다. 강수량과 토양마저 극복할 생각을 하다니 민병갈의 지치지 않는 몰입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위인과 일반인의 차이가 여기서 구분 지어지는듯하다. 열정은 발견하고 키우는 것이라고 들었는데 불혹이 지나니 열정은커녕 이제는 그다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하다못해 먹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것도 잘 떠오르지 않는 흐릿한 상태임을 떠올린다.민병갈은 몸이 10개라도 모자를 전쟁 같은 치열한 삶을 살았다지만 설레고 뿌듯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상이..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10-첫 눈에 반한 한국의 자연

읽고 단상쓰기#10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10일차첫 눈에 반한 한국의 자연273p~302p  단상 쓰기서로의 시공간이 딱 들어맞아야 하는 사람의 만남은 참 신기하다. 설악산 하산길에 우연히 만난 젊은 등산객이  홀로 식물 탐사 중인 서울대학교 농업대학 임학과 학생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 만남이 다시 식물학자 이창복 교수와 국립시험장 조무연 연구관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모든 우연은 필연임을 상기했다. 또한 민병갈에게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기가 막힌 필연은 민병갈 자신도 모르게 끊임없이 원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상 깊은 부분민병갈이 설악산에서 홍성각을 만난 것은 우연한 행운이었다. 대청봉을 오른 후 백담사 쪽으로 하산하는 길에 수렴동계곡에 도착한 그는..

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09-’한은맨’으로 새 출발하다.

읽고 단상쓰기#09일차민병갈, 나무 심은 사람(임준수, 김영사, 2021) #09일차’한은맨’으로 새 출발하다239p~272p  단상 쓰기밀러의 한국을 위한 활동을 읽다 보니 물론 모든 게 본인이 좋아서 했던 일이었겠지만 그 노력의 넓이와 깊이와 길이까지도 대단하다. 한국에 태어나 당연한 듯 한국에서 사느라  한국에 별 감흥 없이 살아온 한국인으로서의 ‘나’를 민병갈의 한국에 대한 노력에 감히 견주어보면 슬쩍 부끄러워질 정도다. 한편 밀러가 한국인으로 귀화하는 과정에서 본관을 정할 때 ‘펜실베니아 민씨’의 탄생을 허락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 안으로 밖으로 뻗어나가는 의미로 귀화한 외국인의 고향명을 본관에 표기하는 것에 나는 적극 찬성한다.   인상 깊..